항목 ID | GC009A02000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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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음역 | Kkoma Sillang Jangga Gane |
영어의미역 | A Little Boy Groom Getting Married |
지역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학일마을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선영 |
“작년에도 내가 꼬마신랑이었어. 키 작다고 나만 맨날 꼬마신랑 시키네.”
학일마을 면민의 날이나 마을 행사 때마다 꼬마 신랑역을 하고 있다는 강춘자(67세) 씨. 꼬마신랑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순간 70년대 후반에 인기를 끈 꼬마신랑 아역배우가 떠올랐다. 어떤 행사인지 여쭸더니 면민의 날 행사를 자랑하듯 늘어놓았다. 그가 보여준 꼬마신랑 옷은 전통혼례 때 남자들의 복식인 단령이었다.
원래 단령은 조선시대 왕과 신하들이 입는 일상복으로 위아래가 붙어있고, 목선이 둥근 형태의 포(袍)이다. 주로 남색이나 북청색, 또는 자색이며 단령 안에는 평상복인 바지저고리를 입는다. 강춘자 씨가 꺼내놓은 단령은 남색이며, 가슴에 학이 놓여진 흉배(胸背)가 달려있다. 일부러 강춘자 씨 몸에 맞게 만들어 놓은 것처럼 길이가 짧았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흉배의 방향이 잘못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여쭤봤더니 대답이 간단했다.
“잘못 붙은 지도 몰랐네.”
하긴 흉배는 원래 조선 백관들의 벼슬표식의 하나였고, 단령 또한 관리들의 의복이었으니 우리네 서민들이야 흉배가 바로 달렸는지, 거꾸로 달렸는지 몰랐을 게 당연하다. 사모(紗帽)랑 목화(木靴)랑 관대(冠帶)도 있다면서 상자를 살폈다. 꺼내 놓은 것들은 대부분 전통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이미 소재나 문양이 현대화가 많이 되어진 것이었다. 그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만큼은 옷을 다루는 손길에서 알 수 있었다. 한번 입어보라는 주변 동네 아주머니들의 제의에 강춘자 씨는 “이걸 또 머더러 입어.” 라는 짤막한 말과 함께 선뜻 그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한다.
“그 아지매만큼 꼬마신랑을 잘하는 사람은 없다.”
주변에서 칭찬이 자자하고, 순간 마을회관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소위 요즘 말하는 끼가 다분히 넘쳐흘렀다.
학일마을 마을회관의 장롱에는 다양한 옷과 도구들이 있었는데, 그것들은 행사 때나 공연 때도 입고 쓰지만, 실제로 혼례 시에 대여도 한다. 얼마 전 이웃마을 장애인부부가 있었는데, 전통혼례를 치른다면서 혼례복을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마을 이장과 부녀회에서 흔쾌히 남녀 혼례복을 빌려줬다고 한다. 지금 우리네 젊은이들은 한복을 입고 하는 결혼을 전통혼례라고 흔히 부르지만, 그 마을 어르신들의 말속에 전통이라는 말은 들을 수가 없었다. 그들에게 한복은 전통이 아닌 소중한 추억이며 자랑거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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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령을 입은 강춘자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