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몽리 시장마을에는 이사구 씨와 문금자 씨가 50년 가까이 운영하고 있는 금잔디미장원이 있다. 장날이면 덕산읍 사람들은 물론이고, 진천과 음성 지역에서도 파마를 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두 사람에게 어린 시절 이야기와 시장마을에서 미용실을 하게 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사구 씨는 일곱 살에 부모님을 따라 평양에 가서 5년을...
금잔디미장원의 미용사 문금자 씨와 미장원에서 아내를 도와주는 남편 이사구 씨가 옛날 향기 물씬 나는 단출한 미장원 안에서 우리를 반겨 준다. 두 사람은 덕산읍 일대에서 머리를 쪽진 새댁들이 쪽머리를 자르고 파마머리를 시작한 게 이 미장원이라고 운을 띄운다. 이사구 씨는 나이가 일흔여섯 살이나 되는데도 정말 정정하고 목소리도 또랑또랑하여 말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 두 사...
한 2년 전, 그러니까 2007년에 별안간 덕산에 물난리가 나서 미장원 안으로 물로 차오른 적이 있었다. “그날, 여기 물 차던 날도 손님이, 오전 손님은 내가 모셔다 드리고, 그 맹동면장 사모님이 여기서 파마를 말았는데 물이 들이닥친 거야. 그 양반이 그냥 어깨까지 다 젖었지. 마루도 다 뜨지. 그래서 할 수가 없어서 내가 손자들 둘을 데리고 있었는데 고무다라에다가 손자들을 태...
이사구 씨와 문금자 씨는 금잔디미장원을 운영하며 두 내외만 단촐하게 살고 있다. 자식들은 장성해서 모두 따로 살고 있다. 5일장의 규모가 나날이 줄어들면서 찾아오는 손님이 부쩍 줄어들기도 했지만, 이젠 손님이 전화하면 가서 차로 데리고 오고, 파마가 끝나면 집까지 데려다 준다. 예전보다야 나아졌지만 시골은 차편이 좋지 않다. 그런데다 나이 많은 분들이 한 번 움직이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