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의 방언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201324
한자 咸陽-方言
영어공식명칭 Hamyang Dialect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경상남도 함양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목지선

[정의]

경상남도 함양 지역 토박이들이 그 지역에서 오랫동안 써온 말과 체계, 혹은 현상.

[개설]

한 지역의 언어는 그 지역에서 오랜 기간 쓰여온 것으로 지역 주민들의 역사와 문화뿐만 아니라 자연환경, 삶의 방식, 기후 등과도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함양의 방언에는 경상남도 함양 지역만의 환경적 특징이나 문화·전통에서 비롯된 독특한 표현 방법, 억양, 문체 등이 스며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함양의 방언은 대방언권으로는 동남 방언에 속하며, 소방언권으로는 경남 방언에, 더 작게는 경남 서부 방언권에 속한다.

함양의 방언은 함양의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다른 지역의 언어에 비해 독특한 성격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경상남도 함양은 남쪽과 서쪽으로는 전라남도·전라북도와 인접하고, 동북쪽으로는 경상남도 거창, 동남쪽으로는 산청과 맞닿아 있다. 이로 말미암아 한 지역 안에서도 지리적 위치에 따라 음운 체계는 물론이고, 발음이나 문법 등 다양한 면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이 바로 함양 방언의 특성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모음 체계에는 인접한 지역에 따라 단모음이 6모음에서 8모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한 지역 안에서 음운 체계가 이렇게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은 매우 특이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함양 방언의 음운적 특성]

1. 함양 방언의 자음과 모음 체계

한글의 자음·모음 체계는 자음 19개와 모음 21개로 이루어져 있다. 모음은 단모음 10개[아, 어, 오, 우, 으, 이, 애, 에, 외, 위]와 이중모음 11[야, 여, 요, 유, 얘, 예, 와, 워, 왜, 웨, 의]개로 나누어진다. 함양 방언의 자음 체계는 중앙어와 같이 19개가 쓰이는데, 일부 어휘에서 ‘ㆆ[ʔ]’이 확인되는 차이를 보인다. ‘굽다(炙), 눕다(臥)’의 경우 뒤에 자음이 결합할 때 중앙어의 경우 받침으로 쓰이는 ‘ㅂ’이 그대로 실현되면서 뒤에 오는 자음이 경음화되는 현상을 보인다. 그런데 함양 방언에서는 뒤에 자음이 오는 경우 ‘ㅂ’이 ‘ㆆ[ʔ]’로 실현된다.

예) ㄱ. 요서 꿋고로[굽고로=굽게] 퍼뜩 주라.

ㄴ. 자꾸 바~아 눗지[눕지] 말고 나와서 댕기라.

그리고 자음 외에 과거시제 선어말어미 ‘-었-’과 결합하는 경우도 ‘ㅂ’이 ‘ㆆ[ʔ]’로 실현된다.

예) ㄱ. 요서 꿋능가베[구웠는가 보네]?

ㄴ. 눗다가[누웠다가] 일나본께 아무도 음서서 나와 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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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방언의 단모음 체계는 하위 지역에 따라 적게는 6모음 체계부터 많게는 8모음 체계를 보이고 있다. 보통 경상도 방언에서 단모음 체계를 살필 때 ‘에’와 ‘애’ 의 대립 여부와 ‘으’와 ‘어’의 대립 여부를 기준으로 한다. 이때 ‘에’와 ‘애’의 변별이 가능한 지역은 7모음 체계, ‘으’와 ‘어’의 변별까지 가능한 지역은 8모음 체계로 본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변별이 불가능한 지역의 경우는 6모음 체계로 본다. 경상남도 함양군의 경우는 핵방언권에 속하는 함양읍 죽림리 일부 지역과 웅곡리 일부 지역을 제외한 함양읍 전 지역과 지곡면, 서하면 지역의 경우는 7모음 체계[아, 오, 우, 에, 애, 으, 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외의 읍이나 면의 경우는 핵방언권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함양읍을 비롯해 전라북도와 접경 지역의 마천면백전면 그리고 병곡면은 8모음 체계[아, 어, 오, 우, 으, 이, 애, 에]를, 거창군과 인접한 안의면은 6모음 체계[아, 오, 우, 애, 으, 이]를 보이는 것으로 보아 인접 지역의 방언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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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함양 방언의 음운현상

1) 함양 방언의 자음은 다른 경남 방언과 마찬가지로 비음이 매우 강하게 발달되어 있다. 중앙어의 경우 모음 사이에 놓인 비음이 탈락되는데 함양 방언에서는 비음인 [ㄴ]이나 [ㅇ]이 완전히 소멸되지 않고 남아서 그 앞이나 뒤에 놓인 모음을 비음화시키는 경향을 보인다.

예) ㄱ. 주디~가[주둥이가] 딱 나와 갖고 / 조~오 쪼가리[종이 쪼가리]만 한 기네 / 사~아[상에] 올리 나라

ㄴ. 어무~이[어머니]가 그래 쌓서 그러제 / 사 ~이[산이] 높아 놓응게 / 도~이[돈이] 있어야 주제?

2) ‘외’의 경우 ‘웨’ 혹은 ‘에’로 발음되며, ‘위’는 대부분 ‘이’로 실현되고 간혹 ‘우’로 실현되기도 한다.

예) ㄱ. 데기[되게] 덥더마는 인자 쪼매 썬해졌네. / 엔짝으로[왼쪽으로] 가모 덴다[된다].

ㄴ. 기신[귀신]은 뭐 하능고 몰라 저런 늠은 나뚜고로. / 빼다구[뼈다귀]를 푹 고아서 미이라.

3) 함양 방언에서는 이중 모음 ‘여’가 자음과 결합하여 쓰이게 되면 단모음인 ‘에’ 혹은 ‘에’로 실현된다.

예) 베럭[벼룩]도 낯짝이 있긋지? / 맹태[명태] 한 마리 사 오믄 데나?

4) 어두 경음화가 일어난다.

예) 따문따문[드문드문] 오더만 요새는 안 빈다 / 방 좀 딲아라[닦아라]

5) 아래아 ‘·’ 및 ‘ㅿ’의 역사적 변화와 관련된 부분을 살펴보면 아래아 ‘·’는 함양 방언에서 ‘아’계와 ‘오’계가 공존한다. 함양의 북부에는 ‘팥’으로, 남부에서는 ‘퐅’으로 실현되는 것을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다. ‘ㅿ’은 보통 경상도 방언에서 ‘ㅅ’으로 실현되는데, 함양 방언에서도 동일한 양상을 보인다.

예) 너물/나물 멫 가지하고 떡이나 좀 해서 올리라. / 요새도 포리/퍼리/파리가 있나?

멀 저리 쪼사묵는고[쪼아 먹는지] 가 바라/ 부석에[부엌에] 지새끼가 있나?

6) 이 외에도 발음할 때 특이한 양상을 보이는 예로는 뚫다 〉 떫다, 싸다 〉 헗다, 넣다 〉 옇다, 기르다 〉 짉우다, 얕다 〉야프다 등을 들 수가 있다.

예) 빨리 구멍을 뚫어라[떨버라]

값이 쌀 때[헐을 때] 마이 사 둬라

퍼뜩 주머니에 넣고[옇코] 뛰어 가라

[함양 방언의 문법 1 : 조사]

경상남도 함양에서 쓰는 조사를 살펴보면 격조사는 대부분 표준어와 유사하나, 목적격 조사나 관형격 조사, 부사격 조사 등에서 함양 방언의 독특한 특성이 드러난다. 그리고 격조사에 비해 보조사의 쓰임에서 함양 방언의 특징이 두드러진다.

1. 함양 방언의 격조사

1) 주격 조사 / 목적격 조사 / 관형격조사

주격 조사로 ‘이/가’가 주로 쓰인다는 점이나, 사람 이름이 주어로 쓰이는 경우 받침이 있을 때 ‘이가’가 쓰인다는 점에서 중앙어와 동일한 특성을 보인다. 하지만 단체나 집단을 나타내는 경우는 ‘에서’보다 ‘서’의 쓰임이 빈번하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예) 군청서 오라캐서 갔다 왔다. / 우리 부락서 올개 상을 받아야제.

목적격 조사는 다른 경남 방언에서와 마찬가지로 ‘ㄹ’이나 모음으로 끝난 체언 뒤에 목적격 조사로 ‘로’나 ‘ㄹ로’가 빈번하게 나타난다. 관형격 조사는 생략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의도적으로 드러낼 때는 ‘에’나 ‘우’의 형태로 실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이한 점은 관형격 조사의 경우 2인칭 ‘너희’와 재귀대명사인 ‘자기’와 결합된 형태가 ‘너거’, ‘저거’로 실현된다는 것이다.

예) ㄱ. 그 집 메느리가 시아부지로 모시고 살았어. / 할매가 씨래기로 쌂아다가

ㄴ. 너메/넘에[=남의] 집에 이 시간에 와 왔노? / 그 노무 손이 이랄 줄 알았다

ㄷ. 너거 집에 오늘 뭐 하나? / 저거 집에다가 그걸로 갖다 났어.

2) 부사격 조사 : 함양 방언의 부사격 조사 중 중앙어와 차이를 보이는 예는 아래와 같다.

- 여격 조사 ‘한테’ : 중앙어에서 여격 조사는 ‘에게, 께, 한테, 보고, 더러’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함양 방언에서는 거의 ‘한테’만 쓰인다.

예) 그 할마이한테다가 절 한 채를 다 적은 기라.

- 도구격 조사 ‘가지고/가주고/갖고’, ‘가’ : 도구를 나타내는 조사로 중 ‘가지고/가주고/갖고’가 쓰이기도 하고, 이것이 축약되어 ‘-가’로만 실현되기도 한다.

예) 수군[수건]가지고 딲아라 / 칼가 써리라

- 비교 부사격 조사 ‘-카마’ : 함양 지역에서는 비교부사격 조사로 ‘보다’에 비해 ‘카마’가 훨씬 자주 쓰인다.

예) 세이[형]카마 동생이 낫그마는

2. 함양 방언의 보조사

앞말과 모양이나 전형적인 특성이 유사함을 나타내는 ‘처럼’과 ‘같이’의 경우는 ‘처럼’은 ‘매이로’, 혹은 ‘맹키로’의 형태로 ‘같이’는 ‘거치’로 쓰인다. 또한 앞말과 비슷한 한도나 정도를 나타내는 격조사 ‘만큼’의 경우 ‘만치’로 주로 쓰이고, 간혹 ‘만치러’의 형태도 보인다.

예) 니한테 시키는 것카마 내가 하는 기 낫긋다.

손도 고마 한쪽 손을 쪼막손매이로 패갖고, 패도 못하는 기라,

똑 쎄까리[쉬]거치 생긴 기 기 댕기더라꼬.

송칭이가 손꾸락만치 제북 큰 기라.

그 외에도 ‘밖에’는 ‘베끼’나 ‘삐’의 형태로 쓰이고, 양보의 ‘(이)라도’는 ‘이나따나’의 형태로 실현된다.

예) 남은 이거삐 음는데 우짜꼬? / 밥이나따나 묵고 가라

[함양 방언의 문법 2 : 어미]

지역 방언이라도 문법적인 요소는 중앙어와 유사한 면이 많으나 어미의 형태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특히 경상도 방언의 연결어미나 종결어미는 경상도 방언만의 독특한 특성을 보이는 예가 많은데 경상남도 함양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1. 연결어미

1) 대등적 연결어미

대등적 연결어미는 두 문장을 나란히 이어주는 기능을 할 때 ‘-고’가 왕성한 쓰임을 보이는 것은 중앙어와 같으나, ‘-으며’의 쓰임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중앙어에서는 대등적 연결어미 중 대조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지만’이나 –으나’가 대표적이지만, 함양 방언에서는 ‘-은데/는데’가 자연스럽게 쓰인다.

그 외에 선택의 기능을 하는 대등적 연결어미로는 ‘-든지’와 ‘-거나’가 있다. 함양 방언에서는 주로 ‘-등가/덩가’로 실현되며, 이마저도 축약이 일어나 ‘-든’의 형태로 드러나기도 한다. 그리고 전환, 혹은 중단의 의미나 반복의 의미 기능을 하는 ‘-다가’의 경우도 ‘-가’가 생략된 상태에서 ‘-다’가 길게 장음으로 실현되는 ‘-다:’가 빈번한 출현을 보인다.

예) 할 일이 음스모 오이로 좀 나가등가 잠을 자등가 하모 될 낀데 저리 잔소리만 해쌓는다.

내가 이장을 만나든 말든 저거가 와 그라는고?

저짜서 이리 오다[:] 보모 찌깨난 집이 하나 있다 아이가?

몸종이 하나 건닝다가, 맨 끄트머리 여자가 건너오다[:] 물이 팍 쏫아지가지고 물에 떠내려 갔삤어.

2) 종속적 연결어미

경상남도 함양 지역에서 쓰이는 종속적 연결어미는 대등적 연결어미에 비해 중앙어와 차이를 많이 보인다. 중앙어와 형태, 기능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들을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유나 원인, 배경의 의미 기능을 하는 ‘-으니까’는 ‘-은께/응께’의 형태로 실현되며, ‘-은께’나 ‘-응께’ 뒤에 ‘-네’나 ‘-노’ 혹은 ‘-로’가 결합한 ‘-은/응께네’, ‘은/응께노’, ‘-은/응께로’의 형태 또한 빈번한 쓰임을 보인다. 그리고 간혹 ‘-으니께로’로 쓰이기도 한다.

예) 하도 말을 안 들응께 하루는 할매가 썽이 나서 때리 삤는 기라

이기 사주팔자를 보니께노, 호식할 팔자라.

짓골 도랑 가로 올라강께로, 거 우에 바위가 하나 있었거든,

이 보따리를 풀어보니께로 그 안에 딱 신이 한 커리 있능기라.

중앙어에서는 이유나 원인의 의미, 혹은 순차를 나타내는 데는 ‘-니까’ 외에 ‘-어서’가 주로 쓰인다. 그러나 함양 방언에서는 ‘-어서’보다는 ‘-어 가지고’의 방언형인 ‘-어가꼬/어갖꼬’가 이러한 의미 기능을 하는 데 주로 쓰인다. ‘-어서’의 쓰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서’보다는 ‘-어가꼬/어갖꼬’가 더 자주 쓰이는 듯하다. 또한 ‘-어가꼬/어갖꼬’는 그 형태가 보다 더 단순화되어 ‘-어가’가 쓰이는 경우도 빈번하다.

예) 그래 고양이 등에다가 업혀가지고, 강아지가 업히가꼬 강으로 보도시 머리로 둑으로 그리 건너갔대

거래이가 막 임신을 해서 아를 이리 배가꼬, 애기를 배가꼬 거 얻어 묵으러 흐부적 흐부적 오더래.

어떤 여자가 하나 물에 떠내리가 죽어삐맀어.

중앙어에서 동시나 양보의 의미를 나타내는 ‘-으면서’는 함양 방언에서는 ‘-으멘서’ 혹은 ‘-음시/음서’, ‘-음서로’의 형태로 드러난다. 조건의 ‘-으면’은 ‘-으면’의 형태로 주로 실현되는데, 간혹 ‘-으멘, -으믄, -으모’ 등의 형태로도 나타난다.

예) 그 밑에서 넉수구룸한 할아버지가 한 분 올라오맨서, 묻더라꼬.

지가 하도 몬함서 만다꼬 한다꼬 캤는고?

그래 인자 할 수 없어서 선장인가 그 사람이 나서면서 나섬서로, “괭이[고양이] 먹은 사람 나오라”고 그러드래.

경상남도 함양 지역에서는 목적의 의미를 나타내는 연결어미가 중앙어와 큰 차이를 보인다. ‘-게’나 ‘-도록’보다 ‘-거러, -거로, -그러, -그로, -고로/고롬, -구러, -구로’ 등의 형태로 실현되는데 ‘-게’는 목적의 의미를 나타내는 연결어미일 때뿐만 아니라 부사형어미로 쓰일 때도 ‘-그로’ 형으로 나타난다.

예) 딱 마 숨 못 쉬구로 구녕을 딱 막아삐맀어.

고마 한테[함께] 죽고럼 해놓걸랑 서울 갔다.

걸어가는 도중인데, 여자가 방정맞고로, 그래 여자가 아무라도 방정맞아.

순차나 양보의 의미를 나타내는 경우 경상남도 함양 지역에서는 ‘-어도’ 외에 ‘-더니만’이 쓰이는 경우가 많다. ‘-니’가 탈락된 ‘-더만’이나 음운 변동이 일어난 ‘-드만’이나 ‘-디만’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예) 처음에 함 보더만 다시는 안 볼라 캐.

살째기 오디만 감자를 한 개 주는 기라.

그리고 함양 방언에서 특이하게 실현되는 연결어미 중 하나는 중앙어 ‘-느니’ 혹은 ‘-을 바에야’에 해당하는 ‘-을갑세’이다.

예) 맞아 죽을갑새 할 말은 해야제.

아무리 니 낄갑새 그런 소리를 하믄 되나?

이러한 예들 외에도 의도의 ‘-으려고’는 ‘-을라꼬/-을라고/을라’로, ‘-으러’는 ‘-으로’의 형태로 실현되며, 부정적 결과와 결합하는 이유나 원인의 ‘-느라고’는 ‘-니라꼬’로 실현된다.

예) 쫓아가서 잡을라꼬 항께 고마 없어져 삔 기라.

밥 무로 안 오고 뭐 하노?

뭐 하니라꼬 사람이 불러도 대답이 없노?

2. 보조적 연결어미

함양 방언의 장형 부정은 중앙어와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중앙어의 경우 본동사 뒤에 보조적 연결어미 ‘-지’가 결합하여 ‘-지 않다/못하다’의 형태로 장형 부정을 이루는데, 함양 방언의 경우는 ‘-지’가 아니라 보조사 ‘도’와 결합하여 ‘-지도 못하다’나 ‘-지도 않다’의 형태로 실현된다.

예) 묵도 몬 하는 그런 거는 뭐 하로 숭겄노?

내 그런 일은 듣도 보도 안 했그만.

그리고 사동의 의미를 나타내는 ‘-게 하다’의 경우, 연결어미 ‘-게’가 ‘-그로’형으로 나타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로/구로/거로~ 하다’의 형태로 실현된다.

예) 불이 잘 나고로 할라꼬 그랬다 아이가.

그러구로 하모 다 되는가?

3. 종결어미

함양 방언에서 종결어미는 지역적 특성이 잘 드러나지 않고 중앙어와 공통적인 특성을 보인다. 그런데 경상 방언의 경우 의문형 종결어미는 중앙어와 두드러지는 차이를 보인다. 함양 방언에서도 의문형 종결어미를 제외하고는 중앙어와 다른 특징을 보이지는 않고, 다만 억양이나 실현 형태에서 방언적 특성이 드러날 뿐이다.

그러므로 특징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살펴보자면 함양 방언의 의문형 종결어미의 경우 의문사가 포함되어 있는지의 여부, 선행 용언의 종류, 시제 선어말어미의 결합 여부에 따라 실현되는 형태가 달라진다. 의문사 포함 여부를 기준으로 나누자면 의문사가 없는 판정의문이나 선택의문에는 ‘-가, -나’ 형이 결합하는 반면 ‘-고, -노’ 형은 의문문이 있는 설명 의문문에 결합한다. 그리고 선행용언의 종류에 따라 나누어 보면 ‘-가, -고’는 ‘이다’나 ‘아니다’와 결합하며, 동사나 형용사의 경우 ‘-나, -노’와 결합한다. 그런데 시제 선어말어미 ‘-었-’이 나타나는 경우는 ‘이다’, ‘아니다’를 포함한 모든 경우에 ‘-나, -노’가 실현된다.

예) 그 아가 학생이가? / 그 아는 누고?

오늘 일찍 오나? / 언제 오노?

그 아가 학생이었나? / 그 아는 누구였노?

[함양 방언의 의의]

함양 방언은 경상남도 방언 중에서도 특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함양의 지리적 특성과 매우 밀접하다. 경상남도 함양군은 소백산맥의 최고봉인 지리산을 남쪽에 두고 있으며 지형이 대체로 남북이 길고, 동서 간의 거리는 남북의 반 정도 되는 형태이다. 함양의 방언은 경상남도 방언을 동북방언권과 서남방언권으로 나눔에 있어 서남방언권에 속하기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역적으로 전라도와 인접해 있어 서남방언권에 속하는 다른 지역어와 달리 음운, 어휘, 문법 체계에 있어 다소 다른 면을 보이고 있다.

일정 지역의 방언은 고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어라는 전체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늘 다른 지역의 방언과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발달해 왔다. 특히 경상남도 함양의 경우 전라도와 경상도에 맞닿아 있다는 지리적 특색으로 인해 함양 방언의 특성을 살피는 것은 두 방언권의 영향 관계나 전파 과정을 알아보는 데 꼭 필요하다.

아울러 함양 방언의 어휘나 관용어를 통해 경상남도 함양 지역의 문화나 인문·지리적 환경의 특성 등을 엿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함양 지역민들의 정서나 생활 태도 등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실마리들이 많이 녹아들어 있으므로 함양 방언의 연구 가치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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