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200029
한자 言語
영어공식명칭 Language|Speech|Words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경상남도 함양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목지선

[정의]

경상남도 함양군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과 그 체계.

[개설]

함양군의 언어 속에는 함양지역민들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이고 함양군의 환경·기후 등 자연적인 것과, 삶의 방식까지 녹아들어 있다. 따라서 함양군의 언어를 통해 함양사람들의 의식과 생활 태도, 사람들과의 관계, 정서, 마음 씀씀이까지 엿볼 수가 있다.

[함양 언어의 발음]

함양군은 남서쪽으로 전라도와, 동북쪽으로 경상남도 거창과, 동남쪽으로 산청과 맞닿아 있어, 함양군의 언어에는 전라도와 경상도의 특성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함양군의 서북 지역에는 전라남북도 방언과, 동북 지역에는 경상남도 거창 방언과, 동남 지역에는 산청 방언과 비슷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방언이라도 국어라는 커다란 언어 체계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대상이므로 함양군의 언어에 인근의 전라도와 경상도 언어의 특징들이 함께 드러나는 것은 당연하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방언은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전라도 인접 지역은 전라도 지역의 모음 특성인 ‘애’와 ‘에’, ‘으’와 ‘어’의 변별이 가능해 ‘아·어·오·우·애·에·으·이’ 8개의 모음이 모두 쓰이는 반면, 경상남도 거창 지역과 가까운 안의면에서는 이들의 변별이 불가능하여 ‘아, 오, 우, 애, 으, 이’ 등 6개 모음만 주로 쓰인다. 그리고 경상도 방언의 일반적인 특성이 그대로 반영되어 모음 ‘외’가 제대로 발음되지 못하고 ‘웨’ 혹은 ‘에’로 실현되고, 이중모음인 ‘여’가 ‘애’나 ‘에’로 빈번하게 실현되어 ‘병’을 ‘뱅’으로 발음하거나 ‘며느리’를 ‘메느리’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이 외에도 구멍을 ‘뚫다’가 모음과 결합할 때 ‘ㅂ’음이 들어가 ‘뚫어라’, ‘뚫어서’, ‘뚫으면’ 등이 ‘떨버라’, ‘떨버서’, ‘떨브면’ 등으로 나타나며, 가격이 저렴하다는 ‘싸다’의 경우도 ‘헐타, 헐코, 헐커마는’ 등으로 나타난다.

[함양 언어의 문법]

함양 방언에는 문법적 특징도 있는데, 장형 부정문을 들 수 있다. 대부분 지역에서 ‘-지 못하다’나 ‘-지 않다’로 쓰이는 것이 함양 방언에서는 ‘-도 못하다’나 ‘-도 않다’의 형태로 쓰인다. 중앙어에서 ‘먹지 못한다, 먹지 않는다’가 함양 방언에서는 ‘먹도 몬한다. 먹도 안 한다‘로 실현된다.

조사의 경우도 중앙어에서 양보의 의미 기능을 하는 ‘-이라도’ 대신에 ‘-이나따나’가 많이 쓰이므로 ‘물이라도 마셔라’가 ‘물이나따나 마시라’, ‘이거라도 써라’가 ‘이기나따나 써라’ 등으로 실현된다. 그리고 ‘밖에’가 ‘빼이’ 혹은 ‘삐이’, ‘배끼’로 실현되어 ‘이거빼이 엄나?’, ‘그거삐이다’ 등으로 쓰인다.

어미의 경우에도 이유나 배경을 나타내는 ‘–은께’나 ‘-응께’가 함양군에서는 ‘-네’, ‘-노’, ‘-로’가 결합한 ‘-은/응께네’, ‘-은/응께노’, ‘-은/응께로’로 더 빈번하게 쓰이고, ‘-어서’보다는 ‘-어가꼬/어갖꼬’나 ‘-어가’의 쓰임이 훨씬 빈번하고, 도구나 수단에도 ‘-어가꼬/어갖꼬’가 주로 쓰인다. 또한 목적의 의미를 나타내는 ‘-게’나 ‘-도록’보다 ‘-거로’나, ‘-고로/-구로’ 등의 형태로 대부분 실현된다. 그 외에도 함양 방언의 특이한 연결어미는 ‘-을갑세’가 있다. 이것은 비교의 의미를 나타내는 ‘-느니’ 혹은 ‘-을 바에야’와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함양 언어의 어휘]

함양 방언의 어휘나 관용어를 통해서도 함양군의 문화나 인문·지리적 환경의 특성 등을 엿볼 수 있다. 산지와 분지로 이루어진 함양군에서는 일찍부터 농산물뿐만 아니라 채소류와 과일, 버섯 등의 임산물도 많이 생산하고 있다. 그로 인해 함양군은 농경과 관련된 어휘도 매우 발달하였다. 일반적으로 경상도 방언에서 쟁기는 논을 갈 때, 극젱이는 밭을 갈 때 사용하는 농기구를 이르지만, 함양군에서는 ‘극젱이’ 대신에 ‘훌체이’ 혹은 ‘훌체이’를 더 많이 사용한다. 대체로 벌판이 넓은 함양군의 서북쪽에서는 두 가지를 구별해서 쓰는 반면, 준 산간 농업이 발달한 남동쪽에서는 ‘훌체~이/훌치~이’만 쓴다. 그 외에도 삽을 ‘수굼포’ 혹은 ‘숨포’라는 말을 쓰고, 괭이는 ‘깨이’, 곡괭이는 ‘곡깨이’, 갈퀴를 ‘까꾸래이’, 달구지를 ‘구루마’라고 부른다.

벌판이 많은 지역은 풀도 많기 마련인데, 함양군에서는 ‘풀’을 ‘지섬’이라고도 한다. ‘지섬’은 잡초를 의미하는 ‘지심’의 변이형으로 보인다. 그리고 추수를 하고 난 뒤 볏단을 작게 묶어 놓은 것을 ‘깨딴’이라고 하고, 깻단을 모아놓은 더미를 ‘삐까리’, 혹은 ‘베까리’라고 한다.

곡물과 관련해서는 절구를 ‘도구통’, 절굿공이를 ‘도구때’라고 하며, 구멍이 굵어 곡식을 가려내는 데 쓰이는 체를 ‘얼기미’라고 한다. 쌀을 방아찧고 남은 왕겨를 ‘딩기’, 옥수수를 ‘깡내이’라 한다. 또 다른 곡물의 이름으로는 보리를 ‘버리’, 조를 ‘서숙’, 수수를 ‘쑤시’라고 한다.

채소와 관련해서는 아욱을 ‘아옥’이라 불렀으며, 무를 ‘무시’, 부추를 ‘소풀’, 오이를 ‘물외’라고 하였는데, 도라지를 의미하는 말로 ‘돌가지’와 ‘도래’를 모두 사용하였다. 또한 음식을 만들기 전의 콩나물은 ‘콩지름’이라고 하는 반면 반찬으로 만들어 놓은 것은 ‘콩나물’이라고 달리 불렀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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