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전기 경상남도 함양 지역 출신의 문신.

[가계]

강한(姜漢)[1454~?]의 자는 종지(宗之)·종우(宗于), 호는 금재(琴齋) 또는 청금병수(聽琴病叟)이다. 본관은 진주(晉州)이며, 시조는 강이식(姜以式)이다. 고조할아버지는 공목공(恭穆公) 강시(姜蓍), 증조할아버지는 보문각 대제학 강회중(姜淮仲)[?~1421], 할아버지는 형조정랑 증 이조참의 강안복(姜安福), 아버지는 군위현감을 지낸 강이경(姜利敬)이다. 어머니는 거창신씨로, 판서 신후갑(愼後甲)의 딸이다. 강한의 아버지 강이경이 남이(南怡)[1441~1468]가 처형될 때 함께 화(禍)를 당하자 어머니를 따라 경상남도 함양 지역으로 옮겨와 어린시절을 보냈다.

[활동 사항]

강한은 1496년(연산군 2) 사마시에 합격하고 현감을 지냈다. 성종 때 포의(布衣)로서 사신 접반사에 종사하였으며, 연산군 초기에 사직하였다. 임천(林泉)에 은거하여 무오사화의 피해를 보지 않았다. 경상남도 산청군 금서면 필봉산(筆峰山)[높이 848m] 아래 금탄에서 호를 청금(聽琴)이라 하고 서재를 짓고 은거하였다.

김안국(金安國)[1478~1543]이 경상도 감사로 있을 때 강한을 찾아와 교유하다가 강한의 덕을 흠모하고 존경하는 의미로 강한의 서재 뒤 문필봉[지금의 필봉산]을 강한의 성(姓)과 마지막 관직 재임지인 고산(高山)을 따서 강고산(姜高山)이라 불렀다. 이후 계속 후학에 힘쓰자 세인들도 그 산을 강고산이라 하였다. 강한의 문하에서 확계(蠖溪) 정옥견(鄭玉堅)[1450~1526], 수헌(睡軒) 권오복(權五福)[1467~1498], 호음(湖陰) 정사룡(鄭士龍)[1491~1570] 등이 배출되었다.

[학문과 저술]

학문과 덕행이 독실하였으며 예모가 뛰어나고 붓글씨 솜씨가 정교하여 당대 문필로 널리 알려진 인물로 존경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강한의 저서로는 아동 교육용 수신서인 『동몽수지(童蒙須知)』가 있다.

[묘소]

강한의 장지(葬地)는 경상남도 함양군 휴천면 목현리 나무골이다. 인근에 묘전(廟殿)[위패를 모신 사당] 재실(齋室)[무덤이나 사당 옆에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지은 집]인 사성재(思成齋)가 있다.

[상훈과 추모]

강한의 덕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하여 선비들이 뜻을 모아 강한이 은거한 터에 청금정(聽琴亭)을 건립하였다. 현재 경상남도 산청군 금서면 특리 동의보감촌이 자리한 곳에서 계곡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특리마을 이르기 직전에 아담한 기와 목조 정자 청금정이 나온다. 숙종 때 유림들이 구천서원(龜川書院)을 건립하여 제향하였다. 경상남도 함양군 유림면 국계리 화장산(花長山)[높이 585.2m] 아래에 있는 진주강씨 재실인 추원재(追遠齋)는 강한을 비롯한 문중 선현들을 모시기 위하여 지어졌지만 퇴락하여 근래에 새로 중건되었다.